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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마라톤 (건강습관, 식단관리, 수면루틴)

by 바디리더 2026. 6. 15.

60세에 마라톤을 시작해 80세에 보스턴 마라톤 80세 부문에서 우승한 사람이 있습니다. 처음 이 사실을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숫자를 잘못 읽은 줄 알았습니다. 90세에도 이틀에 한 번 10km를 달리는 권호율 박사의 이야기는 단순한 건강 자랑이 아니라,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집니다.

60세에 시작한 마라톤, 나이와 운동의 상식을 바꾸다

나이가 들수록 몸을 아껴야 한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그 통념이 오히려 노화를 앞당기는 건 아닐까요? 저도 그 질문을 품고 이 사례를 들여다봤습니다.

권호율 박사는 60세에 달리기를 시작해 68세에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했습니다. 풀코스 마라톤이란 42.195km를 완주하는 경기로, 훈련 없이는 완주 자체가 불가능한 종목입니다. 그리고 80세에는 보스턴 마라톤 80세 부문에서 우승했습니다. 현재 90세인 그는 이틀에 한 번 10km를 달리고 있습니다. 속도보다 꾸준함에 집중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운동생리학에서는 이를 에어로빅 지구력(Aerobic Endurance) 측면에서 설명합니다. 에어로빅 지구력이란 산소를 활용해 장시간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심폐 기능의 총합을 말합니다. 고령자라도 이 능력은 꾸준한 유산소 운동으로 유지되거나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고 근육량 손실을 늦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습니다(출처: 세계보건기구(WHO)).

저는 이 대목에서 제 경험을 떠올렸습니다. 운동을 며칠 쉬면 재개할 때 오히려 더 힘들다는 걸 몸으로 알고 있습니다. 규칙이 무너지면 회복이 더 어렵다는 것, 박사님의 표현과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운동 루틴을 지키는 게 힘든 게 아니라, 한번 끊기는 게 더 힘들다는 걸 제가 직접 겪어봤습니다.

다만 한 가지 짚고 싶은 게 있습니다. 90세에 마라톤을 뛰는 사람의 사례가 일반적인 건강 모델로 제시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는 유전적 소인과 생애 전반에 걸친 조건이 결합된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누구나 따라 하면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30년 동안 점심 메뉴가 같다는 것의 의미

여러분은 지금 먹는 점심 메뉴를 30년 뒤에도 똑같이 먹을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질문이 식단 관리의 본질을 찌른다고 생각합니다.

권호율 박사의 점심은 30년째 동일합니다. 샐러드, 아보카도 반 개, 사과와 오렌지 각 반 개, 견과류, 통곡물 빵 4분의 1조각. 특별한 다이어트 식단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단순한 패턴입니다. 아침은 요거트에 블루베리, 해바라기씨, 견과류를 섞은 오트밀과 과일, 우유 한 잔으로 구성됩니다. 제가 처음 이 식단을 봤을 때 든 생각은 '화려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그게 핵심 같았습니다.

식단의 핵심 원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평소에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고, 달리기 전날에는 스포츠 젤이나 스포츠 바 등으로 탄수화물을 보충한다
  • 전날 과식했다면 다음 날 달리기를 늘리고 식단을 절제해 체중을 원상복구한다
  • 한창때 54kg, 현재 90세에 50kg을 유지 중이다
  • 금연과 금주를 유지한다. 혼자서는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 원칙을 30년 넘게 지키고 있다

저는 전날 과식하면 다음 날 조정한다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완벽한 절제가 아니라 실수에 대응하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 이게 오래 지속되는 루틴의 비결 아닐까요.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50kg이라는 체중을 건강의 기준처럼 받아들이는 건 조심해야 합니다. 신장이 공개되지 않아 BMI(체질량지수)를 계산할 수 없는데, BMI란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비만도를 판단하는 기본 지표입니다. 고령자에서 지나치게 낮은 체중은 근감소증과 골다공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마라톤 선수의 체중 관리 기준이 일반 고령자에게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렵습니다.

잠들기 전 영어로 좋은 일을 되뇌는 이유

수면 루틴이라고 하면 보통 스마트폰을 끄고 조명을 낮추는 정도를 떠올리실 겁니다. 그런데 권호율 박사의 방식은 조금 달랐습니다. 잠들기 전에 그날 있었던 좋은 일들을 영어로 되뇌는 블레싱 카운팅(Blessing Counting)을 실천합니다. 블레싱 카운팅이란 하루 중 감사한 일을 의도적으로 떠올리며 긍정적 정서를 강화하는 인지행동적 수면 준비 방식입니다. 단순히 좋은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각성 상태의 생각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케겔 운동(Kegel Exercise)을 활용합니다. 케겔 운동이란 골반저근을 반복적으로 수축·이완하는 운동으로, 숫자를 세며 집중하는 과정이 과도한 각성 상태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도 잠이 오지 않으면 마인드풀니스 명상(Mindfulness Meditation)으로 전환합니다. 마인드풀니스 명상이란 현재 순간에 판단 없이 주의를 집중하는 훈련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체 각 부위를 스캔하는 바디 스캔 방식을 활용합니다.

저도 케겔 운동으로 숫자를 세는 방법을 실제로 시도해봤는데, 주의가 분산되면서 자연스럽게 잠에 드는 걸 경험했습니다. 처음엔 황당하다고 생각했는데 효과가 있었습니다. 수면의 질과 인지 기능의 관계는 이미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바 있습니다. 수면 중 기억 공고화(Memory Consolidation)가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낮 동안 쌓인 정보가 장기 기억으로 전환됩니다. 규칙적인 수면 패턴이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 기여한다는 근거도 축적되고 있습니다(출처: 국립수면재단(NSF)).

"나이가 많아질수록 행복감이 커진다"는 표현은 한 번 걸러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노년기 행복감 연구는 문화권, 건강 상태, 사회적 지지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이를 통계적 사실로 단정하기보다는 좋은 습관을 오래 유지한 사람이 경험하는 결과로 읽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권호율 박사의 사례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특정 음식이나 운동 종목이 아니었습니다. 실수를 시스템으로 흡수하고, 작은 루틴을 수십 년 동안 유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저도 식단이나 수면 루틴 전체를 바꾸려다 결국 아무것도 못 바꾼 경험이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다면 한 가지만 골라 2주 동안 지켜보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블레싱 카운팅이든, 공복 달리기든, 점심 메뉴 단순화든. 작은 반복이 쌓이는 속도가 생각보다 빠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관련 결정은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youtu.be/cBPacnenB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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